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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야기

직업..

지난 연말에 아부지 댁에 있었거든요..
아마 마지막 날 이었을겁니다. 어머니랑 동네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고기를 사러 정육점엘 갔답니다.
크지 않은 정육점에 3명이 함께 일하고 있더라구요.
깜짝 놀랐습니다.
3명이 다 제 또래, 또는 저보다 어려보이는 정도의 나이였거든요.
손님을 맞는 표정이나, 장사하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건강해 보이던지요.
지금까지의 제 고정관념을 깨는 모습이었습니다.

정육점은 3D중 둘, 또는 셋을 충족시키는 직업입니다.
그런 일을 아직 20대인 청년 셋이 즐겁게(적어도 제가 보기엔) 하는 것을 보니 놀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내 안의 선입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게 하더군요.

오후에 친구녀석 집에 가서 그 얘길 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20년이 넘게 부자동네에서 사는 것이 불행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괜히 눈만 높아져서 작은 것들로는 행복해하지 못하는 녀석이 돼 버린 거 아닐까?"

지금 꼭 깨닫고 생각을 돌이킨 것처럼 이런 얘길 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보다 저 자신이 이런 허영에 빠져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동네 누구 정도 되는 직장은 가져야지..'
'자리 잡으면 이정도는 누리고 살아야지..'

제가 지금 좇아가고 있는 일이..
정말 내 적성에 맞는 것인지, 내가 평생 행복해하며 할 수 있는 일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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