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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중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야..'

전에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 안에 감추어진 모습을 보아달라는 의미였겠지..

요즘 알바를 하는데..
일하는 아주머니 중 한분이 할머니다..
음.. 울 엄니가 55니까..
엄니보다는 조금 더 나이가 드신 것 같다..
외모는 그냥 나이 많이 든 아줌마인데..
목소리나 걷는 폼이 딱 할머니다..

암튼 일을 좀 못하신다..
일단은 느리고..
힘이 달리는 건 알겠는데 눈치없이 자꾸 기대신다..
다른 사람들이 눈코뜰 새 없이 바쁠 때도..
자기 앞에 일을 같다 두어야 일을 하시는..

그래서 솔직히.. 정말 솔직히 말하면..
속으로 싫어했다.. 부탁도 안들어드리고 싶었고..
정말 다른 빠릿빠릿한 사람이 들어왔으면 했다..

일이 힘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을 안하는 그 분을..
그렇게 속으로 미워하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이런 일엔 익숙하고 잘하거든..
하는 방법도 알고 힘도 부족하지 않거든..


점심 후에 다른 아주머니 한 분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은 영양사에게 못마땅한 부분이 있었다..
영양사가 5월 쯤 그 일 못하는 아주머니를 쫓아내려고 하는 중이라고..
일 좀 느릴 수도 있지.. 몇 푼 안되는 돈 벌겠다고 오신 분을 그런식으로 대하면 되냐는..

물론 한쪽 편의 말만 듣고 판단하기엔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순간 철렁했다..

나야말로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구나..
그 분의 사정이나.. 힘듦이나..
그런 것은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은 채..
내가 잘 하는 일을 남이 잘 못한다고 짜증내고..
내가 조금 더 힘들다고 미워하고..


정말이지 나는..
구제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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