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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야기

마지막 추수기에..

마지막 추수기에

한 여름, 버려진 폐가의 잡초 무성한 뜨락이었습니다. 기승을 부리며 타오르는 뙤약볕에도 억세게 하늘을 향해 저항하는 이름 없는 잡초가 나의 본질, 곧 이기심이었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난 후 비로소 나를 바로 비추어 주는 거울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 때에 나는 당신의 그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버리고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기도도, 성경도, 헌신도 배우며 가다가 어느덧 나는 완전한 자가 되어버린 착각에 빠져 내 눈에 비친 모든 사람은 죄인이었고 표준 미달이 되어버리곤 했습니다. 당신을 알았던 최초의 기쁨을 잃어버려 모든 행위를 돌이켜 그 기쁨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밤마다 찾아드는 완전에 대한 자신의 초라함이 죽기보다 싫어 자꾸만 어딘가로 도망다니는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완전하다고 자부하는 바리새인이 되어 자꾸만 겉옷을 덧 껴입고 있었습니다.

희뿌연 은하수가 흐르는 밤, 나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울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당신의 표준은 너무나 멀고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제는 전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노라고 울었습니다. 내 자신이 틀린 것이 없었습니다. 나는 기도했고 성경을 보았고 당신을 위해 더 좋은 것을 버리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당신이 말한 능력,  그 세계 안에 들어갈 수 없기에 나는 이제 돌아서려 한다고 했습니다. 하늘에 흐르던 은하수의 별빛들이 살아나 내 머리 위로 마구 쏟아지기 시작할 때 나는 나를 위해, 당신을 믿고자 애쓰고 기도도 성경도 헌신도 나를 위하여 했음을 알았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이기심이었고 내 이름은 바로 그 이기심이었습니다. 나는 외식하는 자요 스스로 옳다고 하는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나의 기본점은 완전이었으나 당신의 시작은 항상 가장 낮고 천한 죄인에 있었습니다.

잘라도 잘라도 또 자라나는 것이 잡초입니다. 내 본질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이기심을 제거하려는 투쟁은 끝날 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만이 키울 수 있기에 사랑의 비밀이신 주님의 이름을 불러 위로부터 내리시는 사랑을 날마다 구합니다.(롬 5:5~8)

나의 체질을 알게 하신 주님이여, 이대로 살기를 원치 않사오니 사도행진의 폭포같은 그 바람을 불어 주소서. 당신이 쓰셨던 신앙의 용사들을 내가 들어서 아오니 그들보다 못하더라도 드리는 사랑이 적지 않사오니 사용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마지막 추수기에 일군이 모자란다고 주인이 말씀했기에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소서. 종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이미 밤이 늦어 모든 문들이 닫히고 등잔에 기름이 다 할 때 신랑의 소리가 드려 그 때 이를 갈며 우는 다섯 처녀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기심의 아픈 가시가 나와 이웃을 상하게 할 때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우리의 이기심으로 엮어진 당신의 가시관을 어떻게 벗겨드릴 수 있사온지 민망한 마음을 용서하옵소서. 하오나 당신이 부르실 때 지체하지 않게 하소서. 젊은 청춘에 부르신 부름이 어찌나 황감하온지 새벽의 새소리에도 당신의 부름을 듣나이다. 피끓는 나이에 소명을 주소서. 사람의 눈에 위대한 소명이 아니라 누군가가 보아 주지 않아도 영원히 당신만이 아는 유일한 일을 이 땅에 사는 날까지 다하게 하소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197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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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정리를 하다가 버리려던 파일 표지에 붙여져 있던 글입니다..
누구의 글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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