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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야기

폐지수거..

난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분들을 볼 때마다
더할 수 없이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오늘 세 분을 봤는데..
한 분은 오후에 대학로에서..
이 분은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옆에 안면이 있는 듯 한 분과 웃으며 인사하고 있었거든..
외롭지 않아 보였지..

또 한 분은 조계사 건너편에서..
작은 카트에 더 실을 수 없을 정도로 박스를 싣고 끌고가고 있었다..
벌서 저녁 9시가 넘었는데.. 시내에서 폐지를 주우시다니..
언제 들어가서 언제 폐지를 넘겨줄까.. 하는 생각..
그래도 오늘은 꽤 모으신 것 같은데..
모을수록 몸은 카트를 끄는 몸은 점점 힘들어져가는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저거 이천원어치밖에 안될텐데.. 하는 생각..

다른 한 분은 불광역 집에 들어가는 길에..
다리가 불편해서 한 손은 철제 부목에 의지하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역시 조그만 카트를 끌고 있었다..

나이들고 힘 없는 분들..
수레 끌고 산더미처럼 쌓고 다니는 분들이야 몇만원 벌겠지만..
저런 식으론 하루 종일 해도 5천원어치 모으기 어려울 텐데..
지하철에 손 내밀고 엎드려 있는 분들이 차라리 벌이가 낫지 않을까..


그 분들을 봐서 하게 된 생각은 아닌데..
요즘 감사하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어머니 수술비를 어떻게든 부담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온갖 빚을 동원한 시나리오지만.. -0-;;)
따뜻한 집이 있어 감사하고..
부모님이 가끔은 웃으셔서 감사하고..
큰 맘 먹으면 부모님께 뭐든 사 드릴 수 있으니 감사라고..
일 할 수 있어 감사하고..
나같은 녀석 아껴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고..
하나님께 투정부릴 수 있으니 감사하고..
가끔 하나님 앞에서 끅끅대며 웃을 수 있어 감사하고..

졸립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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