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다리는중

바퀴벌레..

이 집에 이사온 후에 작은 바퀴벌레 몇 마리를 봤다..
전 집에서는 손가락만한 놈들이 살고 있었는데, 이 집에는 쌀알 내지는 콩알만한 녀석들이 살고있다..
처음엔 알 깐 줄 알고 겁났는데 가만 보니 이놈들이 몸집도 작고 약골이다..
게다가 전 집의 바퀴는 때려도 도망가는 바퀴의 질긴 생명력에 두 손 들고 화학공격으로 처리했는데 이 집의 바퀴들은 휴지로 슥~ 잡으면 이미 뭉개져있는 것이다. (휴지로 '슥~'잡을 수 있다는 것은 녀석들의 스피드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암튼.. 약골이라도 바퀴는 바퀴인지라 엄니에게 약을 놓자는 건의를 했는데 엄니가 뜻밖의 얘기를 들려주셨다..
윗집에서 바퀴약을 놓은 뒤로 우리 집에서 바퀴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약!골!바!퀴!가!!
물론 나는 엄니에게 그 약이 뭔지 물어봐서 우리도 놓자고 했고 드디어 엄니는 약을 사왔다..

박스를 여는 순간..
앗!! 이것은.. '연고'??
아흑.. 바퀴에게 발라주라는 말인가.. -_-;
설명서를 읽어봤더니.. 그냥 바퀴 많이 다니는 자리에 조금 발라주면 하루만에 죽은 바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단다..

오늘 아침에.. 늘 쌀알만한 바퀴녀석들이 춤을 추던 방바닥 한가운데(대담하기도 하다!!)를 보니.. 글쎄 콩알만한 녀석이 대담하게도 브레이크 댄스를 추고 있는 것이다. 등을 깔고 뱅글뱅글 도는 일명 '거북이춤;을!!

조금 전에 보니 그 녀석이 그대로 자고 있었다..
돌다가 어지러워서 사망했나보다..
앗!! 역시 약의 효력이!!
가만 생각해 보니 따 어제 이맘때 쯤 약을 놓았던 것이다..

그 약은 살충제가 아니고, 끊임없이 춤을 추게 해 힘이 탈진치켜 죽이는 활동 촉진제였던 것일까?
먹지도 못하고 춤만 추니 다리가 풀려서 제대로 피하지도 못하고, 몸도 허해져서 누르면 파삭 뭉개져버렸던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난 바퀴벌레가 춤을 추는 것을 보고도 귀찮아서 죽이지 않은 성인군자다..)

갑자기 바퀴얘기라니.. 뜬금없긴.. -o-;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