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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야기

먼저 양보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굽쑈?

어렸을 때 숱하게 들었던 말입니다.
형이랑 싸울 때.. 특히 많이 들었던 것 같네요..
무지 많이 들었겠죠? 엄청 싸웠으니..
물론 제 귀엔, '택도 없는 소리'였습니다.
졌는데 왜 이겨요? -_-;

사실.. 생각해 보니, 조금 전까지도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성경 말씀과 비슷하니, '하나님이 갚아주시려나?''하는 생각 정도 했던 것 같네요..


인터넷 공유를 해놨던 형 방의 컴퓨터가 엊그제부터 인터넷이 안됐습니다. 며칠간 랜카드도 바꿔보고 고생하다가, 오늘 케이블의 문제인 것을 알았습니다. 완전히 끊어진 것도 아니고 케이블을 어설프게 만들어서 접촉이 안좋았던 것 같더라구요..

아무튼 오늘도 이루 말로 못할 쌩 쑈~를 하고보니.. 제 방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컴퓨터와 주변기기들 사이의 전원선, 신호선, 전화선, 랜선..
책상 뒤쪽으로 감춰져있던 20개가 조금 안되는 선들의 대향연.. -_-;
형은 낼 새벽에 나가야하니까 저쪽 방도 정리하고 얼렁 자라고 했는데 굳이 제 방에 선을 먼저 정리해 주더라구요..
그리고는 미안하다고.. 수고했다고..

수고는 무슨 수고고, 미안은 무슨 미안인지..


갑자기 예전엔 형을 엄청 미워했던 생각이 납니다.
맞기도 많이 맞았고.. 형이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교회에서 살기 시작하던 즈음엔, 형에게 불만이 있으면, '교회는 저렇게 열심이면서 왜 저모양이냐'라는 생각도 했었지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요즘 형에게 화가 날 때는.. 지나친 배려 때문이거든요..-_-;
난 먹기 싫은데.. 무지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그런거죠 뭐..
그게 왜 화가 날 일이냐구요?
안당해본 사람은 몰라요.. 정말 먹기 싫은데 먹으라구 자꾸 권유당하면 짜증나거든요.. -_-;


암튼 그래요..
언제부터 형이 모든 것에 양보해줬는지 모르지만..
언제부터인가 저도 형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

졸업하면 일단 돈 많이 벌고 싶거든요..
지금 생각에 돈 벌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형이랑 부모님이 가까이 살 수 있는 집을 하나 사는 것이랍니다.. 형 출근하기도 좋고, 형수랑 엄니 교회다니시기도 좋고.. 하연이 학교다니기도 좋고..

어때요.. 져주니까..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었죠?


먼저 양보해보세요.. ^^;
............................저에게~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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