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사람이 참 많네'
어머니 시대의 의사는 쉬는 날이 없었다.
일년에 두 번 추석과 설날이 있긴 했으나
따지고 보면 쉬는 날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차례를 지내다가도 급한 환자를 리어카에 싣고 오면
곧장 병원으로 나가셨다. 손을 씻고 들어오면서
'나를 찾는 사람이 참 많네' 그게 끝이었다.
- 박희선의《그는 섬이 되어 있었다》중에서 -
* 찾는 이가 많다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그만큼
자신에게 특별한 재능과 사명,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더더구나
쉴 틈이 없겠지요. 우리 모두가 이 시대의
의사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따뜻해질 것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2005년 7월 14일자 앙코르메일)
몇 해 전인가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할 줄 아는 게 많아서 너무 바쁘다 보니
남의 일 하느라고 내 일이 오히려 밀리는..
지금은..
그 일들을 내 기준으로 웬만큼 다 쳐내고 내 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여유를 얻지는 못했다..
지금은 내 일만으로 그 이상 바쁘거든..
세상은 그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한 달 뒤 예수님이 재림한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면..
아니면 일 년 뒤 예수님이 재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어떨까..
한 달 뒤라면..
뭔가 무모한 짓을 해 볼 것 같다..
가는 비행기 표만 끊어서 오지를 돌아다닌다든지..
일 년 뒤라면..
한 달 동안 무모한 짓을 한 후..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을 일 년 동안 다 줄 것 같다..
십 년 뒤라면..
아마 지금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될 것 같다..
돈도 벌고.. 일도 하고..
십년 동안 내 가족들이 삶을 영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믿음이 없는 것이지..
내가 그의 일을 하면 그가 나와 내 가족의 삶을 책임져 주시리라는 믿음..
그저 내가 지켜낼 수 있는 범위 있다고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 아등바등..
예수쟁이라면서도 아직 한참이나 미성숙 상태인 모습..
나의 현 주소지..
지금도 나를 찾는 사람은 참 많다..
나는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