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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중

일곱 번씩 일흔 번..


그 때에 베드로가 다가와서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한 신도가 내게 죄를 지을 경우에, 내가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일곱 번까지가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가리려고 하는 어떤 왕에 비길 수 있다.
왕이 셈을 가리기 시작하니, 만 달란트 빚진 종 하나가 왕 앞에 끌려왔다.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몸과 아내와 자녀들과 그 밖에 그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그랬더니, 그 종이 엎드려서 무릎을 꿇어 애원하기를 '참아 주십시오. 다 갚겠습니다' 하였다.
주인은 그 종을 가엾게 여겨, 그를 놓아 주고, 빚을 삭쳐 주었다.
그러나 그 종은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나, 붙들어서 멱살을 잡고 '내게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 동료는 엎드려 간청하기를 '참아 주게. 내가 갚겠네' 하였다.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 하지 않고, 가서, 그 동료를 감옥에 가두고, 빚진 돈을 갚을 때까지 갇혀 있게 하였다.

다른 종들이 이 광경을 보고, 매우 딱하게 여겨서, 가서 주인에게 그 일을 다 일렀다.
그러자 주인은 그 종을 불러다 놓고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간청하기에, 내가 네게 그 빚을 다 삭쳐 주었다.
내가 너를 불쌍히 여긴 것처럼,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겼어야 할 것이 아니냐?'
주인이 노하여, 그를 형리에게 넘겨 주고,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가두어 두게 하였다.
너희가 각각 진심으로 형제나 자매를 용서하여 주지 않으면, 내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마태복음 18:21~35 (표준새번역)

교회학교에서 12년간 주일학교를 모범적으로 다닌 내가, '일흔 번 씩 일곱번'이라는 말을 들을 때 떠올리는 생각은,
'내게 잘못한 사람을 계속 용서해야 하는구나.. 490번이라.. 음.. 꽤 많군..'
정도의 생각이었다..

본문을 다시 보고는 한가지 정도를 더 찾을 수 있었다..

'아.. 맨 입으로 용서하라는 게 아니라.. 내가 하나님께 용서받았으니 용서해야 하는 것이군..'

'쩝.. 쩝.. 그럼.. 용서해야지..'

'구원'이라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멋진 여행의 입구를 통과한 그리스도인들은 시간이 지나며 그 기쁨을 점점 잃게 된다.

1단계. 내 죄가 용서되었음과 내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은 그 순간!
> 나의 변한 신분에 놀라와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2단계. 구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죄를 짓고 있음을 깨달은 때!
>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신 주님의 은혜에 정말이지 죄송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여전히 내 신분이 그대로라는 것에 가슴벅차한다.

3단계. 그 이후의 모든 죄의 순간들...
>
'어.. 또 죄 지었네.. 하나님.. 한번만 더 용서해 주실거죠?'(애교형)
죄의 반복, 끊임없이 무너지는 내 모습..
과연 나는 변화받은 사람일까? 구원받은 사람일까?
무너지는 육신과 함께 영적으로도 다운되기 때문에 회복은 쉽지 않다.. 말씀에 의지해서 굳건히 서려고 안간힘을 쓴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내 얘기다.
오랫동안 궁금해했다. 과연 하나님은 언제까지 참고 기다리시는걸까.. 내 계속되는, 반복되는 죄에 실망하고 등을 돌리지는 않을까.. 그저 긍휼이, 자비가 무한하신, 그리고 오래 참고 기다리신다는 추상적인 개념에 의지해서 '용서해주시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통제 불능의 내 죄성 때문에 조금은 다운돼 있던 어제..
갑자기 머리 속에 '일흔 번 씩 일곱 번'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잠시 생각하다가.. 유레카!!!

'아.. 내가 용서받았구나..'

하나님이 사람에게 '일흔 번 씩 일곱 번'을 용서하라는 과한 요구를 하신 것은, 이야기 속의 왕과 같이 그분이 먼저 우리를 용서하셨기 때문이었다.

그 분도 나를 '일흔 번 씩 일곱 번' 용서하실까?
아니지.. ^^
(달란트 : 금이나 은의 단위
1데나리온 = 하루품삯
1달란트  = 10,000데나리온)

산술적으론 얼마나 될까 한 번 계산해 보았지만..
단순한 계산 이상의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깜빡 정신을 놓고 있으면 죄 속에서 허우적대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죄에 대해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을 때까지의 고통스러움.. 그리고 내려놓고 나서도 찜찜하던 마음..
오늘부터는 그 찜찜함에서 벗어나야겠다..
단순히 '용서받았구나' 하는 감정이 아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님이 말씀해 주셨으니.. 감사히.. 자유를 누려야겠다..


하지만 하나님의 마음은 잊지 않겠다..
나를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신 그 마음..
그 마음 그대로 내 속에 품고 나도 내게 작은 빚을 진 사람들을 용서할 것이다..
내 용서는 하나님의 마음도 움직일 것이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 마태복음 18:18 (표준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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