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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중

샤워..


언제나처럼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한다..

언제부턴가 봄이 되면 남들보다 빨리 찬물에 몸을 씼었고..
가을이 되면 남들보다 늦게까지 찬물을 썼다..

물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을 때도 있다..
몸이 너무나 노곤할 때..
그리고 큰 일을 하나 끝내고 하루이틀정도는 푹 쉬고 싶을 때..
하지만 그 이외에는 뜨거운 물 속에 잠겨있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다..
아마 목욕 후 온 몸의 힘이 쭉 빠질 때의 느낌이 싫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마치 노인이 된 기분이랄까..
하지만 차가운 물.. 아흐.. 그 차디 찬 물이 몸에 닿을 때의 긴장감이라니..

게으른 내 몸은 본능적으로 늘상 편안한 것만 찾아 움직인다..
그 중에 유독 본능을 거스르며 긴장감을 즐기는 때가 바로 샤워할 때이다..
그래서.. 난 샤워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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