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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중

작고 작은..

지금 내 눈 앞에 벌레 한 마리가 움직이고 있다..
그 녀석에게 있는 두 개의 더듬이와 아마 여섯개의 다리, 그리고 확인은 해 보지 않았지만 두 개의 눈이 있을 것이고 몸 속에는 녀석을 살아가게 해주는(먹고 먹은 것을 소화시켜 운동할 수 있게 해주고, 번식하게 해 주고,....)각종 기관들이 있을 것이다.

그 녀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맨 바닥을 기어다니기도 하고 붙어있기조차 힘들 것 같은 매끈한 아크릴 저금통도 거침없이 기어오른다. 게다가 녀석에게는 조그만 두 개의 날개가 있는 것을 보니 날기까지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내가 진정 경악한 것은 그 녀석이 깨알 절반만한 크기라는 것이다. 몸두게는 1g도 되지 않겠지.. 0.1g은 될까?

누가 이 조그만 몸통 안에 이렇게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게다가 번식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한걸까..

누가 그 작은 녀석의 수십만, 수백만 배 크고 더 복잡한 나를 설계하고 만들어서 생명을 불어넣은 것일까.. 그리고 몸만큼이나 복잡한 정신세계와 영의 세계를 창조한걸까..

이렇게 신비한 내가 이 세상에 보내진 이유가 뭘까..

이렇게 신비한 어느 누가 얕보일 수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할 수 있을까.. 소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존재의미가 없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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