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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야기

보수..

사무엘상 24~25장을 보면 두 가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24장에는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다윗이, 주위 사람들의 부추김에도 불구하고 그를 해하지 않고, 다만 그 옷자락을 베어 그를 죽일 수 있었음을 알리기만 한다..
게다가 그 옷자락을 벤 것 만으로도 마음에 걸려 하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엄청난 믿음을 보인다..

그런데 25장에서는 왠지 깡패의 삘이 보인다..
양털을 깎는 날, 그 집에 들어가서 자신 덕분에 양들이 안전하게 있었으니 먹을 것을 달라고 요구한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을 거절한 주인에게 분노하여,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그 집안을 몰살시키러 올라간다..
비록 집주인의 현명한 아내 덕에 사고를 피하긴 했지만..
계약이 있던 것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양을 지켜 준 것도 아니었을텐데 댓가를 요구하는, 그리고 거절당했다고 분노하는 다윗의 모습이 익숙치가 않다..


두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원수든 억울한 일이든 하나님이 갚으실 것이라는 것..
그리고 비록 억울한 일을 당했더라도 분에 못이겨 자신의 손으로 복수하려는 것은 큰 잘못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치우치기 마련이므로..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위의 원칙은 사람에 따라 차별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사울왕은 비록 하나님이 버렸지만, 하나님이 세운 왕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보수해서는 안되고..
졸부 나발은 어리석은 부자일 뿐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징계해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난 강한 사람 앞에 강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부드럽게 대하지만..
그것이 겉으로 보일 뿐인 거짓이라는 것은 나도, 하나님도 다 안다..
내 속은 강한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그들과 동일한 레벨임을 과시해 친구가 되려하고..
약한 자에게는 이것저것 베풀면서, 내가 그들의 위에 있다는 것을 은근히 과시하려 한다는 것을..


다윗이 빠질 뻔 했던 바로 그 상황..
내가 취약한 바로 그 상황이다..


역시..
사랑이 없어서 그런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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