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버지께 등을 보이고 앉아 말씀드렸다.
"아부지.. 어깨 좀 주물러주세요."
처음이었다.. 아부지께 주물러달라고 한 것이..
어제는 두 손을 부들부들 떨 정도로 분노할 일이 있었는데..
그 영향인지 몸살 기운이 있어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아부지가 주물러 주는데..
시원하더라..
생각 같아서는 1시간이라도 안마를 받고 싶었는데
그게 참 미안하더라..
나야 시원하지만 아부지는 힘들 거 아닌가..
어릴 때 안마하던 생각이 난다..
온 힘을 다해 주무르고 때리고..
심지어는 꿀밤손가락을 만들어 때려도 꿈쩍하지 않던 아빠의 등..
지금 내도 아빠의 손길이 약하다고 느끼는데..
고사리손의 안마가 뭐가 시원하다고 연신,
'어~ 시원하다~' 고 하셨을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어깨는 굳어가고..
누군가 주물러줬으면 싶으셨을게다..
하지만 손에 힘이 생긴 자식은 안마하는 걸 귀찮아하고..
미안한 아빠는 조금 시키다가 시원하다고.. 됐다고,, 하셨겠지..
환갑이 넘은 아버지의 몸은..
지금 내가 몸이 피곤한 이상으로 피곤하겠지..
자라면서 아들의 손에 힘이 붙는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라고 하는 뜻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