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시출근(?)을 하니 지하철이 만원이다..
여름이면 특히 그렇지만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하철에서는
내 주변에 누가 서 있느냐에 따라 작은 희비가 갈린다..
열 많이 나고 땀냄새 나는 덩치 큰 남자보다는 아가씨 옆에 있는 것이 백 배 나은 것이지..
전에 어떤 조그만(?) 후배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버스 뒷자리(두명이 앉는 좌석)에 남자와 여자가 각각 앉아 있으면..
여자는 여자 옆에 가서 앉는데, 왜 남자는 여자 옆에 앉냐고..
남자가 옆에 앉으면 불편하다고..
당연하다..
남자도 불편하니까 여자 옆에 앉는거지..
덩치 두 명이 그 조그만 의자에 앉으면 어찌 불편하지 않을 수 있겠어..
아무튼..
오늘 내 앞에는 보통 키에 보통 몸집, 정장차림을 한 30대 후반의 아저씨가 자리를 잡았다..
냄새가 나더라고..
땀 냄새도 스킨 냄새도 아닌..
모기향 냄새가..
아주 진하게..
양복에서..
요즘 울 아부지가 모기에 시달리다 못해 모기향을 사오셨다..
매트~매트~홈매트~ 로는 잘 안죽는다고 사오셔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문제는 아부지 방에 널어놓은 빨래들이 전부 훈제가 되어 버렸다는 거..
아부지는 무슨 냄새가 나냐고 하셨지만..
냄새가 너무 심해서 난 내 옷을 다 다시 빨아야 했다..
그리고..
훈제가 된 빨래를 보는 순간,
'까짓거 다시 빨면 되지 뭐.. 아부지한테는 아무 말 말고 다시 빨아서 내 방에 널자.'
라는 기특한 생각을 했던 예수쟁이로서 나의 의지는..
아부지를 보는 순간 봄날 햇살에 눈 녹듯 사그라들고
결국엔 아부지께 싫은 소리를 해 버리고 말았다..
아.. 결국 이번에도 아부지의 벽을 넘지 못하는가..
정말이지 예수쟁이로서의 삶은 멀고도 험하다..
도대체 이 횡설수설하는 글은 정체가 뭐냐..
회사에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끄적끄적~
하늘이야기
모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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